이런 회사 70%는 1년 전보다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감사보고서를 낸 시점이 금요일 오후 7시 이후인 탓에 부진한 실적을 숨기려는 의도를 가진 회사도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28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4개 상장사(코스피 23개ㆍ코스닥 61개)가 18일 2010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27.38%에 해당하는 23개사는 오후 7시를 넘겨 내놨다.
이런 23개사(코스피 2개ㆍ코스닥 21개) 가운데 68.18%에 해당하는 15개사 순손익은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오후 7시 이전에 감사보고서를 내놓은 61개사 가운데 실적이 나빠진 회사는 절반 미만으로 집계됐다.
아트원제지ㆍ지에스이ㆍ애강리메텍ㆍ옴니텔ㆍ엑사이엔씨ㆍ제일테크노스ㆍ케이티롤ㆍKB오토시스ㆍ부스타ㆍ이디ㆍ엘비세미콘ㆍ삼양옵틱스도 마찬가지다.
알덱스는 가장 높은 순손실 증가율을 보였다. 2010 회계연도 순손실은 전년보다 1894.30% 늘어난 515억8000만원에 달했다. 매출ㆍ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52.40%와 62.50%씩 줄어든 519억7000만원ㆍ16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알덱스는 영업외비용 가운데 지분법손실 증가를 실적 악화 이유로 들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25일까지 440원에서 170원으로 61.36% 하락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4일 알덱스에 대해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개 사업연도에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을 냈다면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밝혔다.
이 회사가 내놓은 감사보고서를 보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2008년 50%를 초과한 데 이어 이번에는 100%를 넘어섰다.
엔터기술 또한 순손실을 191.80% 늘리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개 이상에서 50%를 초과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작년 말 42.52%에서 24일 기준 39.47%로 3.05%포인트 줄어들었다. 엔터기술 주가는 연초부터 25일까지 2830원에서 2730원으로 3.53% 내렸다.
유비프리시젼(159.41%)ㆍ제이티(100.90%)ㆍ바이오스마트(77.34%)ㆍ블루젬디앤씨(56.74%) 4개사에서는 순손실이 최대 150% 이상 늘었다. 아트원제지ㆍ지에스이ㆍ애강리메텍ㆍ옴니텔 4개사는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삼양옵틱스ㆍ쎄니트ㆍ뉴로테크ㆍ현대아이티ㆍ이디ㆍ코아로직ㆍ엘비세미콘 7개사는 순손익을 개선했다. 이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삼양옵틱스ㆍ이디ㆍ엘비세미콘 3개사뿐이다.
상장사가 올해 들어 오후 7시 이후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은 18일뿐이다. 이날 하루에만 414개 상장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린 데다 금감원 전자공시 건수도 1300건을 넘어섰다.
증권가는 이런 점을 이용해 실적 부진을 숨기려는 회사도 있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거래소 전산 시스템 문제로 공시가 지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이티 관계자는 “오후 5시에 감사보고서를 냈지만 거래소 측 지연 탓에 3시간 뒤에야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됐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18일은 감사보고서뿐 아니라 다른 공시도 많았다”며 “시스템 폭주에 따라 길게는 3시간까지 공시가 지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