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만한 책>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들의 또다른 이야기

2011-03-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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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최형선 저/부키 펴냄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이 책에는 여덟 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치타, 기러기, 낙타, 원숭이, 박쥐, 캥거루, 코끼리, 고래. 모두 익숙한 동물들이다. 우리는 이 동물들에 대해 충분히 안다고 생각한다. 치타는 100미터를 3초에 달린다, 기러기는 철새다, 낙타는 사막에 산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갛다, 박쥐는 동굴에 거꾸로 매달려 지낸다…. 그런 당신에게 이 책은 묻는다.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선문답 같다. 낙타는 당연히 사막에 사는 동물이 아니던가.

결론부터 말하면, 낙타가 처음부터 사막에 산 것은 아니다. 화석 자료에 따르면, 4500만 년 전 지구에 나타난 낙타는 수천만 년 동안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번성했다. 그리고 180만 년 전 빙하기에,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의 베링해협이 베링육교로 연결되자 낙타는 이주를 감행했다.
아시아 서쪽까지, 일부는 아프리카까지. 낙타는 아메리카들소, 아시아에서 넘어온 마스토돈 등 거센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막에 사는 이유도 그래서일까. 아프리카에서 대형 초식동물은 먹이가 풍부한 사바나 초원에서 무리지어 산다. 사막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는 낙타 같은 몸집 큰 동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낙타는 먹고 먹히는 초원을 떠나 사막으로 갔다. 그게 낙타의 생존법이었다. 모래사막에 서 있는 낙타의 의연한 모습은 오늘도 시인들의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는 이처럼 수천만 년 전부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오늘에 이른 동물들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익숙한 동물들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환경에 맞춰졌다는 것을 꼼꼼히 짚어준다. 치타는 포식 동물이지만 이빨과 얼굴이 너무 작아 속도만으로 승부를 지어야 했고, 줄기러기는 번식을 위해 에베레스트를 일 년에 두 번이나 넘는다. 박쥐는 1천 종류가 넘어서 먹이부터 사는 방식까지 정말 다양하다. 저자는 이들의 새로운 모습이 읽는 이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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