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도 경제부처 수장들 기름 ‘펑펑’

2011-03-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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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장관, 유류비로 하루 6만원...월 180만원<br/>-일반인 중형차 월 50만원에 보다 4배가량 사용<br/>-지경부 장관, 수행비서와 ‘카풀’로 업무 진행

(아주경제 김면수·이광효·이미호 기자)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의 한달 차량용 기름값이 중형차를 운전하는 일반인보다 최고 4배 가까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 관리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은 중·소형차 중심으로 수행비서와 카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들의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노력에 비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외치고 있는 경제부처 수장들의 대처방법에 대해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국세청 등 경제부처가 앞장서 모범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부처별 '2011년도 소관 세입·세출예산 각목명세서'에 따르면 재정부 윤증현 장관에게는 올해 관용차량 유류비로 2150만원, 차관 2명에게는 각각 1700만원씩 3400만원이 배정돼 있다. 이용하고 있는 관용차량은 렌터카로 수리비는 따로 책정돼 있지 않다.

윤 장관의 관용차량은 현대자동차 '에쿠스'로 1년에 2150만원, 월 평균 180만원, 하루 평균 6만원의 기름값을 사용하고 있다.

윤 장관의 사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업무를 보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에서 청와대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거리는 1시간 남짓. 다만 윤 장관은 오전 청와대 회의가 예정된 날이면 가급적 동선을 줄이기 위해 명동 은행회관에 마련된 집무실에 머물고 있다.

고용노동부 박재완 장관의 각목명세서 상 에쿠스 차량으로 유류비(연간 1980만원)와 수리비(연간 336만8000원)를 합한 올해 차량유지비는 2300만원이다. 수리비를 제외한 순수 기름값으로 월 평균 165만원, 하루 평균 5만5000원이 든다. 차관에게는 유류비와 수리비로 올해 각각 1610만원, 273만8000원이 배정됐다.

박 장관과 이채필 차관은 매일 관용차량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현재 박 장관은 취임후 관용차량을 에쿠스에서 하이브리드(아반떼)로 전환해 이용하고 있어 월 평균 유류비가 40만원정도 들고 렌터카로 수리비는 나가지 않고 있다. 박 장관은 과천청사 출퇴근 소요시간이 적게는 20분에서 많게는 30분 걸린다.

농림수산식품부 유정복 장관은 관용차량 유류비(연간 1680만원)와 수리비(연간 240만원)를 합해 1920만원의 차량유지비가 든다, 2명의 차관은 각각 유류비로 연 1440만원, 수리비로 연 240만원을 쓴다.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에는 순시 등의 기타 업무가 있을 때에만 관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차량유지비와 이동거리 등을 일일이 파악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며 "다만 고유가 시대를 맞아 되도록이면 관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경부 관계자는 "하루 두서너 차례의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강행군을 펴고 있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출퇴근시 수행비서와 카풀을 시행하고 있다"며 "관용차 이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중소형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장관은 서울에 머물 때는 중앙우체국에 마련돼 있는 장·차관 사무실을 이용해 과천을 매번 왔다 갔다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서울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이 중형 차량으로 출퇴근한다면 한달 평균 유류비가 50만원가량으로 연간 600만원의 기름값이 들 것이라는 게 주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정부 부처 장·차관이 공식 업무에만 사용하도록 허가된 관용차량 유지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솔선수범에 나서야 할 공무원들이 요일제를 더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물가고로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지 않아도 서민들은 높은 물가와 공공요금 때문에 자발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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