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대기업, 중소상생 ‘귀 열었다’

2011-03-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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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등 5개 대기업, 중소업체와 정기회의 갖기로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중소 가공업체와 정기적인 대화 테이블을 갖는다.

단가조정 문제로 불화가 깊었던 이들 업계에 이런 정기적인 모임이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향후 각종 현안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의 업종별 실무위원회가 구성됨에 따라 석유화학업계도 여기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간재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대기업들과 플라스틱 가공업 위주의 중소업체 대표자들은 앞으로 정기적인 회의석상을 갖게 됐다.

최근 열린 첫 번째 회의에서는 LG화학, SK종합화학, 삼성토탈, 한화케미칼, 호남석유화학의 임원급 대표자들이 참석해 중소업체 대표자들과 5대5 면담을 가졌다. 이들 대기업은 향후 고정적으로 2년간의 실무위원회 위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위원장은 한화케미칼이 맡았다.

이들 석유화학 대기업들은 대표적인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로 내수가격에 대한 파급력이 높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측에서 대화상대자인 대기업들을 추천했고, 해당 대기업들이 이를 수락해 실무위원회가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양측은 일본 지진사태에 따른 파급과 제품 수급조절 문제, 정기 보수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진사태에 대해 양측은 수급문제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지만, 일본의 생산 차질에 따라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원료 가격이 상승할 것을 우려했다.

중소업체는 특정 제품에 생산이 몰리는 수급불균형 문제로, 대기업측에 수급물량을 사전 공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영업상 비밀 문제 등으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소업체는 또한 4~5월에 대기업의 정기보수가 몰려 있어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보수기간을 조정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측은 기술적으로는 어렵지만 일단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양측은 오는 4월 말 2차 회의를 개최해 각종 현안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마땅한 대화 창구가 없었다”며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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