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환자 ‘홧병’ 잘 걸린다

2011-03-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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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여성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은 홧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일반인 보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인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는 이대여성암전문병원에서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투병 했던 여성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85%가 홧병 증상을 보였다.

이는 일반인의 홧병 유병률이 4~5%인 것과 비교할 때 20배 가량 높은 수치다.

문 교수팀은 여성암 환자의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40점 척도의 홧병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57명이 11점 이상으로 홧병으로 진단됐으며 28명은 4~10점으로 홧병을 의심할 수 있는 점수를 받았다.

홧병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서 특별한 원인 없이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호흡 곤란이나 심계항진, 몸 전체의 통증 또는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성암 환자는 투병 기간 중 감정 변화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주일 동안 환자의 일상생활, 가족관계, 신체적, 감정적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과반수 이상의 환자들이 최소한 10번 이상의 일상생활 문제나 신체적, 감정적 변화를 겪었다고 답했다.

환자 가족들도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환자의 암 투병 시 가사일 분담과 간병은 배우자 또는 자녀가 하는 경우가 과반수(56%)를 넘었는데, 이로 인한 배우자 또는 자녀가 휴직하거나 휴학하는 등 일상생활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가족의 일상생활 변화는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가져왔다. 암 투병 중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순수 치료비용은 1000~2000만원(40%), 1000만원 이내(32%), 2000~3000만원(16%) 순이었으며, 5000만원 이상 사용한 환자도 4%의 분포를 보였다.

여기에 가사일 보조나 간병인 또는 보호자의 일상생활 어려움으로 인한 측면을 치료비에 포함 시켰을 경우 2000만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응답자가 18%나 늘었다.

문병인 교수는 “사회의 기초 단위라 할 수 있는 가정의 붕괴를 막기 위해 여성암 환자들에게는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며 여성암 환자들의 가족들에게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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