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 가면 ‘록마차우’라는 곳이 있다. ‘말(馬)을 내린다’라는 지명의 느낌처럼 중국 본토와의 경계 지역이다. 저자가 홍콩 지사로 부임한 1987년, 그곳은 우리의 판문점 같은 곳이었다. 한국 사람들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이 붐볐는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망원경에 동전을 넣고 좁은 렌즈를 통해서 아직 우리에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중국 대륙을 엿보곤 했다. 저자 역시 이곳에서 공산주의 중국을 처음 보았었는데 처음 본 동전 크기의 중국 모습이 지금도 머리에 생생하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중국을 냄새 나는 후진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중국 대도시의 이면에는 우리보다 못한 곳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우리와 경쟁할 10%의 성장 축이 우리를 앞서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적어도 우리 GDP의 절반 이상을 중국 시장이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상대방을 폄훼하고 무시하면서 그가 자기를 대접해 주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이기'라고 밝히는 저자는 중국에서 16년을 살면서 근본적으로 우리와 다르지 않은 중국을 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중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한다. '중국, 주는 만큼 주는 나라'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지혜야 말로 우리와 중국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비법임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