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미국이 지난 110년간 누려온 제조업 세계 제1의 지위를 중국이 탈환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분석기관인 IHS 글로벌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19.8%를 차지해 미국(19.4%)을 0.4% 가량 앞섰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난 1850년까지 중국은 전 세계 제조대국이었다. 중국은 1830년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30%를 담당했으나 1900년대 들어 6%로, 1990년에는 3%까지 비중이 쪼그라들기도 했다.
대신 산업혁명으로 경쟁력을 키운 영국이 이후 50년 간 1위를 유지했으며, 20세기부터는 미국이 약 110년간 제조업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1990년대부터 저렴한 인건비, 외국계 기업의 투자 급증, 경제 고속성장에 힘입어 미국을 맹렬하게 추격, 제조업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옥스포드대 너필드 단과대학 로버트 알렌 교수는 “중국이 제조업 최대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500년 간 유지된 세계 경제주기가 막바지에 달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데보라 윈체스미스 미국 경쟁력 위원회 회장은 “미국은 1895년 이래 줄곧 누려온 제조업 1위 자리를 중국에 빼앗긴 것에 대해 ‘응당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 기술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킬리온 IHS 이사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고 평했다. 비록 2010년 제조업 생산량이 중국에 다소 뒤쳐지기는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종사자 수가 각각 1150만명, 1억 명인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IHS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제조업 생산량은 총 10조7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