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처는 UAE 현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한 정비사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이는 등 현재 전용기의 정비 감독을 맡고 있는 공군과 정비 실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사고경위를 파악 중이다.
한 관계자는 “과거 ‘전세기’ 시절에도 대통령 탑승기가 정비 불량이 의심되는 기체이상으로 회항한 사례가 없다. 안전상 문제는 없었다고 하지만, 전용기 체제를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사고가 발생한 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 주재 뒤 기자들과 만나 “안전 문제는 100만분의1도 오차가 있어선 안 된다. 이는 대통령 전용기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기도 포함되는 것이다”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라 주의 부족 때문에 그런 거라면 대단히 우려할 일이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의 해외방문 때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적 항공기(보잉747)를 빌려 ‘특별기(전세기)’로 번갈아 활용해왔다. 그러나 작년 4월부턴 대한항공과 5년간 항공기 장기임차 계약을 맺고 ‘보잉 747-400’(2001년식)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코드 원)’로 쓰고 있다.
다른 관계자도 “이전에 전세기를 쓸 땐 대통령 출국 한 달 전쯤에 타고나갈 비행기를 정한 뒤 기체정비 및 개조작업을 했어도 별 문제가 없었다”며 “자세한 경위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사실상 상시점검이 가능한 현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 건 관리 소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경호처는 출국 전날 있었던 시험비행 과정을 비롯해 기체점검 상황 등을 종합 점검하는 한편, 이 대통령이 귀국하는 15일 김인종 경호처장 주재로 공군과 대한항공 관계자들을 불러 이번 사태의 원인파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종합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의 안전은 대통령의 안위와도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철저히 진상을 파악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UAE 공식방문에 따라 지난 12일 오전 8시10분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떠난 대통령 전용기는 이륙 30여분 만에 기체 아랫부분에서 이상 진동과 소음이 발생해 1시간40분 만인 오전 9시5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공항 착륙 후 점검 결과 이번 진동과 소음은 대통령이 드나드는 전용기 출입문 아래쪽에 달린 외부 공기를 흡입구의 ‘에어 커버’ 장치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