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출범 8개월...멈춰선 개발사업-(상)] 정치 싸움에 애꿎은 개발사업만 표류

2011-03-13 11:00
  • 글자크기 설정

이미 수백억 투입된 사업도 '중단' 요구<br/>필요한 사업도 다수, 주민 피해 눈덩이

차들이 'ㄷ'로 휘어진 서울 양화대교를 위태롭게 지나가고 있다. 교각 폭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인 양화대교는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됐다 최근 재개됐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양화대교는 현재 도로 모양이 ‘一’가 아닌 ‘ㄷ’자 형태로 휘어져 있어 차량 통행이 불편하다. 지난해 6월 대교의 하류쪽 일부 구간이 공사에 들어가며 이렇게 기형적인 모습이 됐다.

양화대교의 공사가 시작된 것은 서울시가 한강 서해뱃길 사업을 시작하며 대형 유람선이 지날 수 있도록 교각 폭을 3배 가량 넓히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시의회를 장악하며 공사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시의회가 서해뱃길은 대운하 사업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구한 것. 시의회는 올해 양화대교 공사 예산 182억원도 “서해뱃길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며 삭감해 서울시가 예비비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한강예술섬 사업도 올해 예산 406억원이 전액 삭감돼 공사 중단 위기에 몰렸다. 한강예술섬이란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 극장(1500석)과 콘서트홀(1900석) 등이 들어서는 다목적 문화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지난 2008년 10월 처음 시작돼 이미 총 사업비 5092억원 중 534억원이 투입됐다. 사업이 중단되면 기존에 투입된 사업비는 그대로 날아가 버리게 된다.

이밖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어르신 행복타운,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서남권 돔 야구장 등 각종 개발 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시의회가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핵심 사업들의 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전국 36개 지자체, 84개 노선에서 추진되고 있는 경전철 사업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으며 해당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당초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우려되자 신임 단체장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미 완공된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이 대표적이다. 당초 하루에 이용객이 14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예측으로는 최대 7만여명에 불과해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용인시가 최소운영수입보장률(MRG) 조정을 요구하며 민간 사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올해 개통 예정인 부산~김해 경전철 사업도 운영 적자로 지자체가 연간 약 800억원을 보전해줘야 할 것으로 예상돼 국토해양부에 MRG 분담을 요청한 상태다. 의정부시도 지난해 8월 경전철 사업을 중단시켰다가 이를 철회했다.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중간에 취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자체장의 선심성 공약 등을 막기 위해 향후 경전철 사업의 타당성 검사를 강화하고 도입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성남시는 전임 시장 재임 당시 허가된 분당구 야탑동 남서울묘지공원 내 납골당 조성사업에 법적인 하자가 있다며 지난해 9월 허가를 취소했다. 경남 김해시도 동서터널 민간 투자사업, 가야 역사 테마파크 모노레일카 설치, 부원 역세권 도시개발 사업 등 주요 개발 사업을 재검토 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단체장 교체 후 주요 개발 사업들이 중단되면서 각종 분쟁과 주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법정 소송 등으로 이어지면서 시가 질 경우, 대상 시설의 개통 지연이나 재정 낭비로 이어져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