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김용훈 기자) 건설업계가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중동 소요사태 등의 돌발변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가 실적 악화에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증권가는 실적과 관계없이 무리하게 배당비율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자에게도 손실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배당이익 대부분을 챙기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249억여원으로 전년에 3.5% 줄어든 한신공영은 올해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주당 150원, 200원씩을 배당한다. 배당금 총액은 14억3000만원이다. 이 회사는 최용선 회장이 소유한 코암시앤시개발과 협승토건이 각각 34.77%와 8.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36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14% 가까이 줄었으나 배당금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당총액은 지난해 초 대규모 유상증자로 50억8000만원에서 120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몽원 회장으로 지분율이 21.93%(43만8644주)에 이른다. 2명의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 등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28.72%에 달한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배당은 오히려 늘렸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77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 1154억원보다 32.45%나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배당금 총액은 102억2000만원에서 113억4000만원으로 오히려 10.96% 늘렸다.
동부건설은 영업이익은 26.5%나 줄었지만 배당금은 59억500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코오롱건설은 지난해 95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8000만원가량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대림산업과 GS건설이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배당 수준을 똑같이 유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배당비율을 높이면 정작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가 배당이익 대부분을 챙기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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