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창립 40주년을 맞는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 답게 학계와 관계 등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KDI 산파역할로서 37세의 나이로 초대 원장에 오른 김만제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훗날 포항제철 회장과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당초 김 전 장관은 KDI 초대 부원장에 천거됐었지만 설립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학렬 전 부총리의 결재를 수정하면서까지 그의 임명을 강행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제 초대 원장은 한 때 부원장 자리를 관료에 내줄 것을 요구하는 데 반발해 결국 KDI내 연구의욕을 상승시키고, 내부승진이라는 전통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4~6대 수장에 KDI 설립 초기 수석연구원으로 합류했던 박영철 박사와 구본호 박사, 송희연 박사가 내부 승진인사로 원장에 오르면서 KDI의 기(氣)는 한 껏 달아오른다.
이들을 비롯해 1972년 초까지 수석연구원으로 들어온 12명 가운데 11명은 대학교수나 정부 관료 또는 새로 발족한 민간 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옮겨 KDI가 말그대로 한국경제의 싱크탱크로서 뿌리를 내린 셈이다. 주학중 박사는 연세대 교수 요청을 마다하고 유일하게 KDI 남아 연구를 하다 지병으로 작고했다.
7대 황인정 원장 역시 기획원 사무관으로 출발했지만 1981년부터 88년까지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1993년 KDI 수장에 올라 내부승진의 전통을 이어갔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차동세 8대 원장부터 이진순 9대 원장,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강봉균(18대 국회의원) 10대 원장이 취임하면서 KDI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11대 원장으로 현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국은행 총재(제11대)를 지내고 있는 김중수 전 원장과 현오석 현 원장(12대) 체제는 선진국가 도약이라는 국가 정책목표 달성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KDI를 거쳐갔다. 정진승 전 환경부 차관,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김대영 전 건설부 차관, 양수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현정택 무역위원회위원장도 KDI 출신이다.
한나라당 유승민, 이혜훈, 신지호, 유일호 의원도 KDI가 배출한 국회의원이다. 대학교와 연구기관에서도 250여명의 KDI 출신들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