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박사는 최근 노환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뒤 끝내 영면했다.
1926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의사 직업을 택했다. 경희대 한의학 석사ㆍ박사, 모스크바 국립공대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KAIST 명예이학박사ㆍ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원장ㆍ경희대 의대 부교수ㆍ경희한방의료원 부원장ㆍ러시아 모스크바국립공대 교수 등을 거치며 평생 한의사이자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
이처럼 한의학계에 의술로서 큰 족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아낌없는 기부와 후학에 대한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 그는 KAIST에 578억원 상당의 부동산(임야ㆍ빌딩ㆍ아파트)을 기부했다. 이는 국내 개인 기부액으로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사상 최대 기록이다.
KAIST는 감사의 뜻으로 지난해 준공된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에 류 박사의 이름을 붙였고, 향후 세종시에 들어설 새 캠퍼스의 이름도 ‘류근철 캠퍼스’로 명명할 예정이다.
2009년부터 KAIST 안에 ‘닥터 류 헬스 클리닉’, ‘KAIST 인재ㆍ우주인 건강연구센터’를 마련해 직접 학생들의 건강을 돌보기도 했다.
슬하에 두 아들 인희(연세대 철학과 교수), 광희씨와 세 딸 영희, 선희, 정희씨를 뒀다.
영안실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B2 1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