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화해모드?…글쎄요"

2011-03-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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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여전히 감정의 앙금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있다.

비록 현대그룹이 대법원 재항고를 포기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현대건설 인수전 동안 두 그룹이 서로에게 준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8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오는 21일 열리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 행사 참석에 대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추모행사 참가 여부를 타진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정반대 상황. 당초 재계에서는 두 그룹 간 화해 분위기가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 행사를 계기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 추모행사는 범 현대가의 뜻깊은 행사”라며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불거진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 추모행사에서도 현대그룹은 배제됐다. 정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모행사는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해상그룹 등 범 현대가 기업들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와 업적을 사진으로 담아낸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과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추모 사진전은 11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과 범 현대가 기업의 주요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추모 음악회는 1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며,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

따라서 현대그룹의 추모행사 참석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인해 현대그룹의 대법원 재항고 철회로 조성된 두 그룹 간 화해 분위기마저 급속하게 냉각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반목이 장기화 될 경우 현대상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이 비방전으로 치달으면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검토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7.75%까지 합치면 현대중공업, KCC를 비롯해 범 현대가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35%로 추정된다. 언제든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 45%를 확보하고 있다.

또 두 그룹 간 법적 분쟁도 재기될 수 있다. 인수전 기간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방전이 펼쳐지면서 양 그룹은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 등 각종 송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시숙과 제수 사이인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화해가 쉽지 만은 않은 상황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는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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