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극장에서 국악 뮤지컬 ‘미소’가 상설공연 중이다. 정동극장은 1997년 옴니버스 형식의 ‘전통 예술 무대’를 선보이다 2008년 한국의 사계절을 소재로 한 ‘미소’공연으로 전환했다. 지난해부터는 뮤지컬 형태로 각색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미소’는 춘향전에 한국 무용과 국악, 풍물을 한데 어우른 전통 뮤지컬이다. 2011 ‘미소’는 춘향, 몽룡 뿐만 아니라 변학도의 사랑을 부각시켜 주인공들의 갈등과 감정표현에 가장 주력했다. 춘향전 고유의 춘향과 몽룡의 사랑에 변학도의 사랑, 구애, 질투 등의 플롯을 추가 구성했다.
춘향과 몽룡, 변학도 이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의 운명을 오고무, 모듬북, 대북으로 표현한다. 타악기의 하모니가 이뤄내는 축하연 장면은 역동적이며 흥겹다.
이 뮤지컬에 있어서 색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대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대사 대신에 표정과 몸짓으로 연기한다.
그렇다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춘향전’이라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그리고 배우들의 감정표현이 다양하기 때문에 극을 이해하는데 있어 난해함은 없다.
한가지 더. 이 공연은 극이 모두 끝날 때쯤에 사물놀이로 춘향이와 이몽룡의 혼례를 축하한다. 이 때 관객들에게 전통놀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것이 묘미. 결말 부분이 조금 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관객과 호흡하려는 공연의 취지를 엿볼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외국인의 이해를 높이는 소품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국 전통공연의 ‘멋’과 ‘미’그리고‘흥’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좋을듯한 공연이다.
한편 총연출을 맡은 최정임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성과가 좋다”며 “올해는 국내 관객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입장료 3만~5만원. 문의 751-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