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재스민 혁명'의 발단은 바로 ‘통화팽창’ 문제다.”
밀리언셀러 ‘화폐전쟁’ 의 저자 쑹훙빙(宋鴻兵) 환구재경연구원 원장이 재스민 혁명은 통화팽창에서 비롯됐다며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직면한 물가압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쑹 원장은 3일 서울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통화팽창’ 이라는 단어를 무려 열 번 이상 언급할 정도로 전세계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경고했다.
쑹 원장은 특히 통화팽창이 재스민 혁명의 촉진제가 됐다고 진단한뒤 중국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개막중인 양회(兩會)에서 통화팽창 압력을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서민들의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사회안정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의 향방 역시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얼만큼 제대로 통제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 목표를 7%냐 8%냐로 설정하는 등 겉으로 나타난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물가를 안정시켜 서민 생활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쑹 원장은 “중국의 화폐 주권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달러와 연동돼 있는 현행 통화체계는 달러 지위가 흔들릴 경우 세계 통화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폐전쟁 시리즈의 저자답게 ‘화폐주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대목이다.
다만 쑹 원장은 위안화가 달러화를 대체해 세계 기축 통화가 되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이라며 향후 세계 기축통화는 한 국가의 통화가 아닌 유럽, 아시아 지역 등을 아우르는 범 국가적 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쑹 원장은 올해 초 중국에서 발간된 ‘화폐전쟁 3’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화폐전쟁 1,2가 주로 구미 지역에서 일어난 화폐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3권에서는 아편전쟁, 양무운동, 국공내전 등 중국 근·현대사의 획을 긁는 주요 사건을 정치나 군사적 관점이 아닌 금융, 화폐의 관점에서 해석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화폐전쟁3에서 이제 각 국가는 전통적인 육·해·공 기준의 국경선 뿐만 아니라 금융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4의 국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0년대 미국이 우주를 제4의 국경으로 삼아 각국과 우주전쟁을 펼쳤듯이 이제 세계가 '금융 국경'을 둘러싸고 치열한 암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그는 현재 화폐전쟁4를 저술중이라고 소개한뒤 이 책에서는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금융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려 한다고 살짝 귀뜸했다.
쑹 원장은 특히 한국인의 단결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이 IMF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신속히 회복국면에 진입시킨 것도 바로 중국인에게는 부족한 이런 국민성 덕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