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로화백의 추상화 '산수화 같기도..움직이는 독특한 그림'

2011-03-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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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4월4일까지 신세계갤러리서 신작 20점 선봬

바람부는 날 Windy day MIX-1212_2009_Acrylic, iridescence on linen_182x227cm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신세계갤러리 본점에서는 4일부터 국내 대표 추상화가인 윤명로 화백(대한민국예술원회원)의 개인전을 연다.  '바람부는 날','숨결' 그리고 '겨울에서 봄으로' 세 시리즈의 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언뜻 봐서는 무슨 그림인지 모를 정도로 알듯 말듯 하지만 알고보면 우리나라 산세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숨결’ 시리즈에서는 산 모양의 형상이 드러난다. 성북동 작업실과 마주한 창밖의 북한산을 바라보며 겸재가 인왕산을 그려내면서 추구했던 진경의 의미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해냈다.

여백을 배경으로 기암절벽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도 하고 공중에 부유하기도 한다. 또 화폭을 슥 지나치는 순간에도 그림의 색이 모양이 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또 산수화이되 산수화도 아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형태가 사라지는 이상한 그림을 두고 서양의 비평가는 윤명로의 예술을 '자연의 음악'이라고도 했다.
도미니크 샤또 판테웅 소르본느 제1대학 교수는 "윤명로의 예술은 비록 소리는 없지만 강한 음악성을 내포하면서 동시에 회화에서 절대적인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이러한 침묵의 힘은 온전히 그림에 자연의 리듬을 불러 일으키면서 음악적인 신비와 만난다"고 밝혔다.

추상화이면서 동양적 미학이 스며든 그림. 윤화백의 작품은 동양화의 가치를 이어 받아오면서 동시에 이를 거부하여 동시대 현대미술에서의 동양미술에 대한 맥락을 확장하는 의미를 가진다.


윤화백은 1960년대 한국의 추상미술을 주도하면서 당대 전위적인 집단을 이끌어 한국 현대미술을 태동시킨 인물.
1960년대 초 토템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적 추상에서 시작된 작가의 작품세계는 국제적인 추상회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어 갔으며, 70년대 ‘균열’ 시리즈에서는 회화의 안료성분과 특성을 가지고 재료 실험을, 80년대에는 그리는 것에 대한 행위에 관심을 두고 한지와 드로잉 등으로 내면의 정신세계를 필획으로 표현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Winter into spring MXI-0103_2011_Acrylic, iridescence on linen_112x145.5cm

그림앞에선 75세의 나이도 무색하다. 윤화백은 "내그림이 어디서 오는지 모를때가 많다. 그림은 그림안에서만 존재하며 변화할 뿐"이라며 "아직도 캔버스앞에서 하얀밤을 샌다고 했다.
최근 다시 새로운 재료와 만났다. 겸재예찬에서 주로 다루었던 쇳가루 대신에 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홍채를 사용하고 있다.

화면은 작업실 창밖의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눈부신 햇살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빛을 올려다 보는 것 같기도하다. 고정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화면은 보는 시점에 따라 색깔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현상으로 다가온다.

윤 화백은 "서구의 한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누드’로 읽었던 일화를 들어 좋은 작품은 관람객의 폭넓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는 작품에 있어 미술사적 해석이나, 미학적인 담론 보다 ‘창작’의 과정에 중점을 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윤화백의 작품들은 지난해 중국미술관의 초대 개인전에서 발표했던 일부 작품들과 신작들로 전시됐다.

윤화백은 1960년 서울대미술대 회화과를 졸업했고, 69년 뉴욕프래트 그래픽센터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59년 7회 국전 특선으로 미술계에 데뷔, 그동안 21회 개인전, 75회의 국제전과 초대전을 가졌다. 전시는 4월 4일까지.(02)31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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