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만리장성을 넘어라

2011-03-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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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두..中서는 하위권<br/>-中 정부·인민·기업 협력관계 갖춰야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글로벌 전자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이미 선진시장에서는 업계 선두를 국내기업들이 바투고 있는데다 최근 소비심리마저 낙관적이지 않아 돌파구가 절실한 것. 그리고 이러한 국내기업들이 공을 들어고 있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고위 인사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양사 모두 중국 내 LCD 생산라인 건설 승인이 난 것. 하지만 공식적인 승인이 남아있어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는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그간 양사는 중국 LCD 라인 건설에 공을 들였다. 공장건설 후보지인 쑤저우((蘇州)와 광저우(廣州) 지방정부와의 교감을 강화해온 것은 물론 비공식적인 중국 측의 요청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했다. 최지성 부회장, 이재용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만나 공장건설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중국에 특화된 크기의 패널 생산을 준비했다.

이같은 노력과는 별개로 글로벌 TV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국내 업체들의 완정제품 시장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LCD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4.3%, 4.4%의 점유율로 각각 10위와 9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부동의 1, 2위를 달리고 있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하이센스(18.1%), 스카이워스(16.6%), TCL(13.6%) 등 현지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6위를 모두 차지했다.

TV 뿐 아니라 전반적인 전자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글로벌 시장에 비해 좁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선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이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중국행 러시도 이미 시작됐다. LG디스플레이는 FPR 방식을 채용한 3D디스플레이를 중국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LG 3D패널을 탑재한 스카이워스·하이센스 등 중국업체의 3DTV는 출시 두달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제품 런칭부터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호흡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서워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소비력이 큰 젊은 층의 호응을 통해 휴대폰 시장에서 2위에 올랐다. TV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TV는 매출 기준으로는 중국에서 8위로 수량점유율에 비해 높은 성적을 거뒀다.

베이징올림픽 공식 스폰서로서 전폭적인 후원에 나서는 등 중국의 국가 행사 및 어려움에 발벗고 나선 것도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왔다.

하이닉스의 선전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이닉스는 중국 D램 시장에서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우시(無錫) 법인의 역할이 크다. 하이닉스 우시법인은 원자바오·우방궈·자칭린·시진핑 등 중국 중앙정부 인사들이 방문할 정도로 중국 내에서 성공적인 외자유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지방정부와의 튼튼한 신뢰관계와 지역봉사 등을 통해 주민들을 우군으로 만든 것도 하이닉스의 성공 비결이다.

국내 전자산업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전자시장은 저가제품 위주여서 큰 매력이 없을 수 있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 역시 한국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규제가 엄한 중국 정부와의 협력은 물론 자존감이 강한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장기간 선전할 수 있는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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