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2일자에 따르면 아랍권 최대 증시이자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사우디 증시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중동 소요사태가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에 퍼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1일 사우디 증시의 타다울 주가지수는 6.8% 하락했다. 또 1998년 이후 최장 기간인 1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인근 중동 지역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증시가 12.9% 하락했던 사우디뿐만 아니라, 카타르(9.2%), 쿠웨이트(8.7%), UAE(7.1%)도 동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그동안 중동지역 소요사태가 번질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인근 바레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아파들의 시위가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고 있는 사우디 동부 지역으로 번질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바레인 상황이 이번주 들어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였지만 사우디 동부지방과 바레인 국경 사이에 탱크가 지나갔다는 루머가 시장에 퍼지면서 사우디 증시가 급격히 하락했다.
바레인 정부는 장 마감 후 이같은 루머에 대해 부인했다.
파디 타바라 자드와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사우디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제 및 기업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정치적 소요사태도 발생할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에 이번 증시 급락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 벌어진 상황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요사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한 사우디는 지난주 350억 달러 규모의 실업 및 주택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민심을 수습하려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