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사진)이 승진 2개월만에 사장으로 다시 한번 승진했다. 이로써 김 신임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이어 삼성가 3세로서는 세번째로 사장직을 맡게 됐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2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직에 단독 입후보한 김 부사장을 지난 1일자로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며 "이는 경제계의 체육단체 회장은 사장급 이상이 맡아온 관례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IOC 위원)을 도와 실무를 담당해왔다. 최근에는 스포츠 외교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 회장을 바로 옆에서 보좌했다. 평창올림픽 IOC실사단 방문 당시에도 이건희 회장과 동행하며 평창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섰다.
미국 웨슬리언대학교와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스탠퍼드에서 MBA를 받은 것 역시 김 신임 사장의 스포츠 외교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됐다. 특히 김 사장은 미국 온라인 유통기업인 이베이이에서 근무하는 등 해외 경험이 풍부하다.
이번 인사에는 경영능력도 감안했다. 삼성 관계자는 "제일모직에서도 김 사장의 비중이 상당하다"며 "김 사장은 케미칼 부문과 신규사업인 전자재료사업부문의 성장기반을 구축하며 제일모직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패션 부문에서는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부사장이 실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경영 전반 및 소재·신사업 부문은 이 부사장의 남편인 김 사장이 책임을 지는 쌍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패션 및 신수종 사업의 성장을 통해 제일모직의 주가는 3년전 3만원 초반대에서 최근 12만원 안팎으로 크게 뛰었다.
김 사장의 보직은 기존 경영기획총괄을 그대로 담당한다. 대표이사직은 기존 황백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다만 사장으로 승진한만큼 그 권한이 다소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가 3세 가운데 대표이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보직 사장일 뿐이다. 등기이사 직 역시 이부진 사장이 다음달 18일 이사회를 통해 3세 가운데 처음으로 맡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3세들의 경영능력 및 사내 경영진의 역량 등을 고려해 등기이사 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직 경영진들이 능력이 있는만큼 단기간 안에 추가적인 3세 등기이사 임명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사장은 고(故)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2000년 이 부사장과 결혼해 2002년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2003년부터 제일모직에 몸담아 8년 동안 경영기획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