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여신업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이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 오토에버시스템즈로부터 상품ㆍ용역 매입을 1년 사이 80% 가까이 증가한 1190억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ㆍ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오토에버시스템즈 지분을 30% 이상 가지고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은 올해 오토에버시스템로부터 각각 682억원ㆍ515억원씩 모두 1197억원어치 상품ㆍ용역을 매입하기로 했다.
전년 667억원보다 79.46% 늘어난 액수다.
회사별로는 현대카드가 399억원에서 682억원으로 70.93% 확대한다. 현대캐피탈은 268억원에서 515억원으로 92.16% 늘린다.
분기별로 보면 현대카드가 올해 1분기 182억원과 2분기 180억원, 3분기 160억원, 4분기 160억원씩 거래한다. 현대캐피탈은 1분기 130억원과 2분기 145억원, 3분기 120억원, 4분기 120억원씩이다.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2개사가 올해 오토에버시스템즈로부터 사들이는 상품ㆍ용역 액수는 두 회사 2009 회계연도 순이익 대비 각각 32.05%와 12.52%에 해당한다.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대표이사는 모두 정 회장 둘째 사위인 정태영 사장이 맡고 있다. 현대차가 두 회사 지분을 각각 31.52%와 56.48%씩 가진 최대주주다.
이번에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과 내부거래를 확대하는 오토에버시스템즈는 2009 회계연도 전체 매출 5368억원 가운데 79.73%에 해당하는 4280억원을 36개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2001년 현대차그룹이 계열편입한 오토에버시스템즈는 주요 계열사에 정보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유지보수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에 대한 매출 기여도를 보면 현대차가 1865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아차(524억원)와 현대카드(341억원), 현대모비스(324억원), 현대제철(316억원), 현대캐피탈(25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오토에버시스템즈는 2009 회계연도 영업이익 302억원ㆍ순이익 27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자산총계는 2514억원으로 계열편입 무렵 302억원보다 730% 이상 늘었다.
오토에버시스템즈는 2009 회계연도 현금ㆍ주식배당으로 100억원을 썼다. 배당률ㆍ배당성향은 각각 100%와 37%다.
오토에버시스템즈 최대주주는 단독으로 29.90%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다. 이에 비해 정 회장(10.00%)ㆍ정의선 부회장(20.10%)을 합친 지분은 모두 30.10%로 현대차보다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그룹을 보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늘리면서 경영권 강화ㆍ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