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현지 주민들의 공사장 난입 및 방화로 국내 건설사가 피해를 입은 리비아는 사실상 무정부 사태로 치닫고 있으며 인근 예멘, 이란, 모로코, 바레인 등에서도 최근 간헐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진행 중인 공사의 중단은 물론 현장 장비 약탈 및 직원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 20개 국가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모두 308개로 공사 건수는 402건이며 규모는 1379억달러(공사잔액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요르단·이집트·리비아 등은 현지 사정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고 있다.
현재 17개 국내업체가 진출해 28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요르단의 경우, 롯데건설이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 8월 완공을 앞둔 3억4200만달러 규모의 알 카트라나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가 현지 사정에 의해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4개 국내업체가 진출해 5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이집트는 삼성물산이 지난 2004년부터 진행 중인 1억2225만달러 규모의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교 신캠퍼스 신축공사가 중단됐다.
6개업체가 진출해 16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이란의 경우, 대림산업이 지난 2007년 시작해 지난해 8월 완공 예정이었던 1억5609만달러 규모의 ‘이란 LNG 프로젝트’가 공정률 75%에 그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추가 공사 수주로 인해 올해 4월쯤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개 업체가 진출해 15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바레인도 공사 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지에 나가 있던 근로자 가족들을 지난 18~21일 모두 귀국시켰으며, 현지 한국 근로자 외출 자제 및 국내 직원들의 현지 출장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리비아인 하팀 무하메드 알리(38)씨는 이메일을 통해 “반한감정은 아니지만 아랍권 내에서 독재정권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그 정권의 치적으로 남을 각종 국가 사업에 반대·응징으로 이어지는 추세”라며 “앞으로 아랍권 내 한국 건설현장의 난입 빈도 및 강도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중 8.6%를 차지하는 리비아와 달리 다른 소요사태 발생 지역은 그 비중이 높지 않아 수주에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사실 리비아를 제외하면 바레인·요르단·이집트 등은 아직까지 한국 업체 진출이 활발한 지역이 아니라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