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히포크라테스 선서' 잊지 말길

2011-02-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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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복 기자)지난해 1월14일 48세라는 젊은 나이에 너무나 안타깝게도 하늘의 부름을 받은 고(故)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다룬 ‘울리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하루하루 각박한 세상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프리카의 오지이며 아직도 총 소리가 끊이지 않는 수단에서 슈바이처로 불리던 그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며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는 종교와 직업, 나이를 떠나 숙연하고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그가 떠난 지 벌써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진한 삶의 향기는 가실 줄 모르고 우리의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다.

섣불리 흉내 낼 수 없는 자기희생과 사랑을 보여준 그의 삶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가 의사로서의 재능을 가장 훌륭하게 모범적으로 베푼 점이다.

의사들은 의사가 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선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 위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동업자를 형제처럼 생각하겠노라.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이는 의료인의 윤리적 지침으로 사람을 고치는 인술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탐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의사들이 스스로 다짐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는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이 서울시의사회장을 고소고발 한 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를 둘러싼 의약계 갈등, 경북대병원 소아 사망사건, 리베이트 수수 의료인 등등. 같은 의사들끼리, 다른 직능인들과, 일반 국민들과 이익을 위해 다투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접한다.

물론 모든 의료인들이 이처럼 윤리지침을 어기고 자신의 이익을 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서를 지키는 이들이 훨씬 적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이태석 신부처럼은 바라지 않지만 과거 ‘의사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존경해 마지않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의료인 스스로 보다 많은 자정노력과 낮은 곳으로 임하는 베품의 정신을 배양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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