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는 11일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2.75%로 동결한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압력 증대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4%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1월 중 인플레 기대심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준금리 결정은) 헛발을 디딜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하지 않을 정도로는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총재가 인플레 우려가 커진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시장이 예상하는 속도에 맞춰 금리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유로지역 국가들의 재정악화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 △이집트 소요 사태에서 비롯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하지만 금통위는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높은 인플레 기대심리가 유지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전반적으로 인플레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인플레 기대심리가 부담은 되지만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조금 더 갖게다는 의도가 이달 금리 결정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다음달께 기준금리를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총재가 이날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4.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만큼 선제적 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또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어 3월 밖에는 타이밍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