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부드러운 미니 극장’ 쉐보레 올란도

2011-02-0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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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3열 좌석… 탁 트인 실내공간<br/>연비 14㎞/ℓ… 친환경성에 힘도 갖춰

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쉐보레 '올란도' 신차발표회장' 쉐보레 타운'을 빠져나오고 있는 시승차들. (사진= GM대우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국내 최초의 ‘쉐비(쉐보레의 애칭)’ 브랜드 ‘올란도’가 9일 국내 첫 선을 보였다. 사실 올란도와 같은 7인승 패밀리카(미니밴) 시장은 국내에서 ‘찬밥’ 신세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도 6500대 수준. SUV·세단 수요까지 끌어오겠다는 야심찬 각오의 올란도, 실제로는 얼마나 상품성이 있을까.

시승 차량은 최고급인 LTZ 모델(2463만원). 약 1000㎞를 달리며 막 길들인 따끈따끈한 신차.

◆부드러운 미니 극장= 가장 큰 특징은 3열 시트. 운전석·보조석의 1열, 3명이 앉을 수 있는 2열, 맨 뒤 3열로 된 구성은 다른 7인승 미니밴과 같다. 하지만 다른 미니밴과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극장식 시트 배열.

1열은 2열보다 높고, 2열은 3열보다 약간씩 높다. 전방 시야가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SUV 뒷좌석과는 달리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실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시트를 ‘원터치’로 간편히 펴고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594ℓ의 적재 공간도 확보된다. 3열이 좁은 만큼 성인 7명이 타면 빡빡하다. 하지만 다른 SUV나 미니밴보다는 넉넉한 편.

평소에는 5인승 SUV로 사용하다 유사시 2인승 화물차나 7인승 미니밴으로 변신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다목적차량(MPV)인 셈이다.

회사 측도 이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이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신차발표회를 ‘자동차극장’ 콘셉트로 꾸민 것 역시 이 때문이 아니라까. 100여명의 시승자가 40여 대의 시승차 안에서 앞 대형화면을 바라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무난·깔끔·조용= 이 차의 주 고객층은 ‘활동적인 가족’. 차량 콘셉트도 ‘ALV(Active Life Vehicle)’다. 그런만큼 무난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갖췄다. 이 차에게는 폭발적인 반응보다는 ‘무난하다, 나쁘지 않다’는 평이 더 어울린다.

주행시 마치 풍선을 탄 것 처럼 부드럽다. 디젤 엔진 답지 않은 정숙성도 갖췄다. 엑셀이나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이 얌전해서 거칠게 몰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1750~2750의 낮은 알피엠(엔진회전수) 영역대에서 36.7㎏·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부드럽게 나가는 가 싶더니 어느덧 시속 100~140㎞다.

공인연비가 14.0㎞/ℓ인 점을 감안하면, 무리하지 않는 한 10.0㎞/ℓ 이상의 실연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균연비 표시가 없어 기기 없이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세단이야, 미니밴이야= 이 차를 좋게 말하면 뭐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80여 명의 시승자들이 생각하는 경쟁모델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카렌스’나 ‘카이런’, ‘레조’ 같은 미니밴부터, 투싼ix나 스포티지R 같은 SUV, 심지어는 박스카 ‘쏘울’과도 비교됐다. 실제 깎은 듯한 뒷모습은 쏘울과 비슷하다.

최고급 모델임에도 운전.보조석 시트를 직접 조정해야 하거나,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다는 약간의 불편함은 따르지만 200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대를 생각하면 패밀리카로써 있을 건 다 있다. 특히 충돌사고 때 도어잠김이 자동으로 풀리는 기능(CST)을 넣는 등 안전성 면에서는 포기한 부분이 없다. 물론 다목적인 만큼 애매한 구석도 없진 않다. 특히 세단이나 스포티한 CUV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먹힐까 하는 의문도 든다.
 
2·3열 시트를 접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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