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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서 떼죽음한 쇠돌고래 [사진 = 연합뉴스] |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쇠돌고래의 일종으로 '상괭이'로 불리는 소형 돌고래 100여 마리가 지난 3일부터 일주일 사이 새만금방조제 내측에서 떼죽음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새만금방조제 운영기관인 농어촌공사는 쇠돌고래의 떼죽음이 수질문제로 비화할 것을 염려해 이를 몰래 소각 처리하며 은폐하려고 해 비난을 사고 있다.
농어촌공사측은 3일에는 12마리, 7일과 8일에는 각각 60여 마리와 30여 마리를 건져 이를 군산의 한 소각장에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래목 물돼지과의 포유류인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6종의 고래 중 하나로, 보통 ‘돌고래’로 불린다. 몸빛은 회백색이며, 몸길이는 1.5-2m에 달한다.
수심이 깊고 수온이 낮은 동해안 일대와 서해에서도 흔히 목격되지만, 새만금 방조제 일대에서 대규모로 떼죽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일 쇠돌고래의 떼죽음을 처음 발견한 이모(부안군)씨는 당시 “조업을 위해 방조제측 아래로 내려가 보니 자갈밭 위에 상괭이 수 마리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해경 파출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방조제 아래 자갈위에서 1-2m 길이의 상괭이 5마리가 부패한 채 숨져 있었으며, 방조제 내측 2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그물에 7마리가 걸려 숨져 있었다.
이어 7일과 8일에는 무려 100여 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거나, 숨진 채 물 위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 쇠돌고래도 당일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환경팀과 어민 등에 의해 군산 소각장으로 옮겨져 소각처리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농어촌공사측은 이날 언론에는 "어제(7일)와 오늘(8일) 이틀간 쇠돌고래를 수거해 소각한 사실이 없다"며 은폐하려 했다.
20여년간 이 지역에서 어업을 해온 A씨는 "지난 1월초부터 계속된 한파로 내수면 전체가 얼어붙으면서 포유류인 쇠돌고래가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거나 굶주려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오래 전부터 상괭이가 새만금 일대에 서식하고 있었으며 방조제 건설이후에도 오징어와 주꾸미, 숭어, 전어 등이 풍부한 담수호내부쪽에서 수백여마리가 떼지어 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불법 포획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들 상괭이가 무리를 지어 배수갑문을 통해 내측으로 들어왔다가 한파로 인해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도 수질문제보다는 한파로 인한 질식 및 동사로 추정하고 환경 전문가들에 의뢰해 이들 상괭이의 유입 경로와 떼죽음 원인 등을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