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쏘아 올려지다

2011-02-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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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글로벌 철강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매섭게 불어닥치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시작된 가운데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도 정부 주도 아래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1990년대와 2000년에 이어 10년 만에 글로벌 철강업계가 또다시 인수·합병(M&A) 돌풍에 휩싸이고 있는 셈이다.

8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1위 업체인 신일본제철(세계 4위)이 3위인 스미토모금속(세계 19위)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고베철강, 일신제강과도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은 2009년 기준 각각 2650만t, 1100만t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어 두 회사가 합치면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한다. 포스코는 3위에서 한 단계 내려앉게 된다.

이로써 일본 5개 고로사인 신일본제철, JFE, 스미토모, 고베철강, 일신제강은 신일본제철과 JFE를 중심으로 한 '양강구도'로 재편된다. 지난 2002년 당시 2위 업체인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신일본제철에 대응하기 위해 JFE로 합병한 이후 10년 만에 일본 철강업계에 합병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것이다.

양사의 합병 배경은 △철강 원자재 업체들과의 협상력 강화 △내수 부진에 따른 수출 증대 및 해외투자 필요성 △엔화 가치 상승 등이 꼽히고 있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시장 부진과 철강 생산능력 과잉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철강업계로서는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및 중국 업체들과 설비, 원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동인"이라며 이번 양사의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신일본체절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이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진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

그 당시 철강산업이 성숙기 내지는 쇠퇴기에 있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미탈스틸과 아르세로스틸이 합병, 세계 1위 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 지난 2006년 출범했다.

또한 세계 철강 생산 및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중국 역시 무분별한 양적 성장, 규모 확장에 따른 구조적 모순에 시달리면서 정부가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년 전 미국, 유럽에서 시작된 철강산업 구조조정 바람이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탈스틸과 아르세로스틸의 합병이 '규모 확장을 위한 투자'였다면, 일본 업체들의 합병은 오히려 '규모 합리화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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