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부국 쿠웨이트에서도 대규모 시위?

2011-02-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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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부국 쿠웨이트에서도 대규모 시위?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산유부국인 쿠웨이트에서도 반 정부 시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쿠웨이트 청년단체인 `5번째 펜스(Fifth Fence)'는 오는 8일 오전 11시(현지시각)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고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이 7일 전했다.

이 단체는 술 판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35세 남성이 지난달 11일 숨지자 고문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 남성이 타살에 의해 숨진 사실을 시인하고 검찰에 관련 수사를 진행토록 지시하는 한편, 경찰관 16명을 체포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셰이크 자베르 알-칼레드 알-사바 내무장관이 지난달 13일 사표를 제출했음에도 수리하지 않고, 의회가 관련 청문회 일정을 6주 뒤로 연기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커졌다.

쿠웨이트 정부는 결국 지난 6일 자베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국가지도자(에미르) 셰이크 사바의 사촌인 셰이크 아흐메드 알-하부드 알-사바를 신임 내무장관에 임명했지만 `5번째 펜스'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단체는 "정부의 비민주적인 관행이 이어지는 데 대한 거부 의사를 선언하고 최근 고문사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시위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예정된 시위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경우 튀니지와 이집트 사태 이후 중동 산유부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생 경제 악화가 대규모 반 정부 시위를 촉발했던 튀니지와 이집트와는 달리 쿠웨이트는 두둑한 오일머니로 자국민에게 경제적 풍요를 제공하고 있어 시민들의 참여가 어느 수준까지 이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쿠웨이트는 독립기념일 50주년을 맞아 지난달부터 오는 3월까지 자국민 112만명에게 각각 1천디나르(약 400만원)의 현금과 기본 식품 등 총 40억달러(약 4조5천억원)어치를 제공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5위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지난 11년간 재정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유가 상승에 힘입어 흑자가 예상된다.

다만 국회의원 선출 과정이 투명하고 정부에 대한 야당의 견제가 보장돼 있는 등 다른 중동 산유국에 비해 민주주의가 비교적 탄탄하게 정착돼 있는 만큼 시민들의 참여가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쿠웨이트 야권은 지난달 국가지도자의 조카인 셰이크 나세르 총리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의회에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도 했다. 나세르 총리는 그러나 불신임안 부결로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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