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진관 중부지방세무사회 부회장 |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세무사회 임원이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는 동료 세무사에게 자신의 간을 흔쾌히 이식해줘 세무사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은 중부지방세무사회 전진관 부회장(56, 사진).
전진관 부회장은 지난 24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간경변 및 간 암으로 입원해 있는 동료 세무사인 윤태성 세무사(56)에게 간 이식을 해 주었다.
윤 세무사는 지난해 11월 간암 확진을 받고 간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전진관 부회장은 동료들과 문병을 간 자리에서 자신과 같은 혈액형인 O형임을 알고 “내가 간을 줄게”라며 약속한 것.
“난 이미 틀린 것 같다. 친구까지 아프게 할 수 없다”는 윤 세무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 부회장은 이날 결심을 굳혔다.
전진관 부회장과 윤태성 세무사는 1988년 강서세무서 법인세과에 같이 근무한 이후 친분이 두터웠으며, 각자 세무사 개업 이후에도 매달 부부동반 모임을 할 정도로 가까운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물론 전 부회장이 결심을 실천하는 데는 잠시였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간 이식 이후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는 부인의 반대가 만만찮았기 때문.
다행히 전 부회장의 이웃사랑 실천 의지를 확인한 딸이 적극 동조하고 엄마를 설득해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게 했다. 딸 민현(24)양은 “두려워 말고 아빠를 응원해주자”며 “나도 친구가 그런 상황이 되면 아빠처럼 할 것”이라고 설득한 것.
수술을 집도한 담당의사도 “가족이 아닌 친구가 간을 이식해 주는 경우는 처음 봤다. 대단한 일을 하셨다”며 전 부회장의 따뜻한 사랑과 용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병실에서 만난 전 부회장은 “나는 원래 건강해 회복도 빠르다”고 밝게 웃으며 “무엇보다 윤 세무사가 넉넉하지 않은 형편인데 만만찮은 수술비와 치료비가 문제”라며 동료에 대한 걱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세무사회는 지난 25일 상임이사회에서 전진관 부회장과 윤태성 세무사의 진한 동료애에 바탕한 수술 소식이 회원들의 귀감이 된다고 치하하고, 형편이 어려운 윤 세무사를 돕기 위해 치료비로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