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중국의 군사기술력에 이목을 집중했지만 기자의 관심은 중국의 민간 항공기 제작 능력 향상에 쏠렸다.
오늘날 중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항공기는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초고가 ‘상품’이어서 시장진입이 쉽지 않고 그 만큼 수익력이 탄탄한 분야다.
‘2010~2029년 중국 상용기 시장 예측 연간보고’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안에 중국의 비행기 수요량은 단일통로 비행기 2231대, 통로가 두 개인 중대형 제트기가 727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선용 프로펠러 비행기 수요도 589대나 된다. 이들 수요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4600억 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도 1000m 이하의 저공비행 개인용 비행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경제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민간 항공기' 수요 측면에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케이크’를 갖고 있으면서도 좌불안석이다.‘케이크’의 주인이면서도 정작 그 케이크를 남에게 모두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항공기 시장을 노리는 양대 산맥은 다름아닌 보잉과 에어버스다. 충칭완바오(重慶晩報)는 12일 보도를 통해 중국의 비행기 제작 수준의 향상과 함께 보잉사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비행기 산업수준을 홍보함과 동시에 보잉사의 중국 시장 선점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작년 11월 열린 주하이항공우주박람회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자체 제작 대형여객기 C919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의 리스업체인 지카스(GECAS) 등 총 6개 업체와 100대 공급계약을 맺었다.
C919는 중국이 보잉과 에어버스와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중국의 첫 중대형 여객기다.
중국의 민용비행기 산업 육성에 보잉은 항공기 자체는 물론 관련 부대사업에 까지 다각도로 견제 활동을 펴고 있다.
보잉은 비행기 매매는 물론, 수리, 개조, 조종사 훈련, 부품, 재료개발 및 기술 개발 등 비행기 제조 관련 전분야에서 적극적인 대중 ‘영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보잉은 청페이(成飛),선페이(沈飛) 및 허페이(合飛) 등 중국의 35개 비행기제조회사에 비행기제조 관련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자국의 거대 비행기 시장을 해외 대형 업체에 뺏길 수도 있다는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비행기 자주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C919는 중국이 자국의 비행기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으로 만든 야심작이다.
C919의 ‘C’는 ‘중국(China)’을 의미함과 동시에 비행기 제조사인 코맥(COMAC)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에어버스(Airbus)’와 ‘보잉(Boeing)’에 대항할 세 번째 항공사(Comac)가 되겠다는 야심이 숨어있다. 중국은 세계 비행기 시장의 3대 제조업체로 성장해 A,B,C 의 3대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스텔스 전투기 제작에 성공했지만 중국의 비행기 제조 능력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히 가늠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 지원과 풍부한 자금력이 보잉과 에어버스를 긴장케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C919가 보잉과 에어버스가 독점하고 있는 비행기 시장에 ‘다크 호스’로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