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서울⋅경기지역 630명의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설 소비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49.4%가 ‘올해 지출규모는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38.6%는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설 소비를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주부들은 축소 이유로 물가상승 등에 의한 ‘실질소득 감소’(41.2%)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경기불안 지속’(28.0%)과 ‘가계부채 부담’(23.0%)을 차례로 꼽았다.
반면 소비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주부들은 확대 이유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31.6%)와 ‘물가상승 때문에 불가피하게’(2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 작년 설 경기와 비교한 올해 설 체감경기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의 70.2%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크게 악화’ 34.3%, ‘약간 악화’ 35.9%)고 응답했으며,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26.5%였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의 증가분(2010년 3Q : 0.2%)에 비해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소비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부대책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물가안정’(51.5%)을 꼽았다. 이는 작년 조사(23.7%) 때보다도 27.8%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물가안정이 시급한 품목으로는 ‘농수산물’(49.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교육비’(17.5%), ‘가공식품’(10.8%)이 뒤를 이었다. 지난 해 이상기온 현상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크게 영향을 줬다는 게 상의측 해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설 선물 품목으로 ‘과일 등 농산물 세트’를 준비하겠다는 응답이 26.0%로 가장 많긴 했지만, 작년(44.2%)에 비해 18.2% 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생활용품세트’(22.1%), ‘상품권’(14.6%), ‘건강식품’(13.0%)이 차례로 꼽혔다.
선호하는 설 선물 가격대로는 ‘3만원~5만원 미만’(32.5%), ‘5만원~10만원 미만’(30.3%), ‘3만원 미만’(22.2%), ‘10만원~15만원 미만’(10.0%), ‘15만원 이상’(5.0%) 순으로 나타났다.
설 관련 지출 중 비중이 큰 항목으로는 ‘선물 및 용돈’(55.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음식(차례상) 준비’(38.4%)가 뒤를 이었다. 또 소득이 높을수록 ‘선물 및 용돈’ 비중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음식(차례상) 준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 중 귀향계획을 묻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66.0%가 ‘귀향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79.2%는 연휴 동안 ‘집에서 쉬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가를 위한 예상 지출비용은 ‘10만원 미만’(41.3%)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10만원~15만원 미만’(19.0%), ‘30만원 이상’(1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등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로 체감경기는 전년보다 더 악화됐다”며 “물가 불안 해소를 통한 소비 활성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