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중구 전동에 있는 제물포고등학교를 오는 2014년 3월까지 송도국제업무지구(3지구)에 이전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최근 이같은 계획을 시와 중구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알렸으며, 이달 중으로 송도개발계획 변경을 추진함으로써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에 나선다.
그러나 제물포고의 송도 이전에 대해 학부모·동문들은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으나, 중구의회나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높다.
중구·동구·남구의회 의장들은 지난달 23일 중구의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물포고 이전 계획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학교 이전에 대한 모든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구도심 발전을 통한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먼저 시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하승보 중구의회 의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결정한 인천시와 시교육청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중·동·남구 3개 구는 각각 주민서명운동을 통해 송도 이전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홍복 중구청장 역시 제물포고 이전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 청장은 지난 4일 중구청 출입기자들과 신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중구 웃터골에 위치한 제물포고는 중구에 남은 마지막 남자 공립 고등학교로 절대 이전해서는 안된다”며 “송도에 학교가 필요하면 제고를 이전할 것이 아니라 그곳에 새 학교를 지으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여고와 축현초등학교가 연수구로 이전한 것도 모자라 제물포고까지 이전한다는 것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며 “현재 제고 주변 주민들이 이전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은 물론 구의회와 함께 제물포고 이전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제물포고 출신인 안병배 시의원(민주당·중구1)도 “1985년 시청이 이전하기 시작한 뒤 중구, 동구 등 구도심 지역에서만 행정기관, 학교시설 등 모두 11개의 공공시설이 이전했다”며 “이 문제는 학교 하나를 이전하는 차원이라기보다 구도심 활성화와 연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계와 문화계에서도 비판적 시선이 감지된다. 제고의 이전은 구도심의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해법이 없음을 시교육청이 자인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제고의 경우 강당(성덕당)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데다 운동장(웃텃골)은 근대 인천의 역사성을 간직하는 장소인 만큼 문화적 가치도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