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Cycling Home from Siberia) ’은 시베리아에서 영국까지 28개국 5만 여 km를 달린 롭 릴월의 자전거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평범한 지리 선생님으로 그다지 강하지도 용감하지도 않았던 영국 청년 롭 릴월은 이국적인 곳에서 국제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선뜻 여행에 나선다. 그는 값싼 옷과 장비를 구입하는 ‘저렴한’ 준비를 마치고 한겨울의 시베리아로 겁 없이 떠났다. 이윽고 시작된 그의 모험. 그는 영하 40도의 시베리아와 태양이 작열하는 사막에서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
함께 여행하던 사람들과의 우정이 시험대에 오른 적도 있었다. 서로의 자전거 속도를 맞춰가며 여행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누군가와 함께 긴 여행을 함께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갈 만한 내용이다.
저자는 가치관ㆍ 문화ㆍ종교가 다른 사람들과 만났던 순간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그는 28개국을 다니며 21개 언어의 인사법을 배웠다. 약 200명의 사람들은 처음 만난 그에게 흔쾌히 잠잘 곳을 제공했다. 홍콩에서는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도 만났다.
저자는 시베리아∼ 일본 ∼한국∼ 중국 ∼홍콩∼ 파푸아뉴기니∼ 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인도 등을 거치는 동안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모험과 삶의 가치를 전파한다. 공중화장실에서 잔 날 수, 샤워하지 않고 오래 버틴 기간 등 다소 ‘웃기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기록도 소개한다. 비행기를 전혀 타지 않고 시작한 그의 '머나먼 여정'은 두 발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지구 반 바퀴를 돌고 3년이 지난 후에야 끝났다.
여행에서 얻은 내면의 성장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기록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미디어와 독자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TV 시리즈로 제작됏다. 현재 저자는 지리 교사를 그만두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험가 ㆍ강연자 ㆍ자선사업가 ㆍ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역마살’을 물려받은 사람이 꼭 아니더라도 롭 릴월이 만난 세상을 접하고 있노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떠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