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남북대화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라는 점과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선행조치의 내용과 수위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양측은 또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어서는 안되며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의 내용을 듣고, 이에 대한 미국측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 등 국제규범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UEP를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기존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사안인 만큼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일차적이지만 안보리 외의 장(場)을 통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마련될 경우 남북대화를 통해 이를 북측에 제시하는 방안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6자회담 재개의 사전정지 차원에서 남북간 대화재개와 관계 개선을 어떤 식으로 추진할 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위 본장과의 회동 직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했고 오후 현익택 통일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장관이 "한국민들이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나는 한·미간에 매우 강한 우호관계와 정책공조가 형성돼 있음을 한국민들이 확신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면담한 후 6일 일본 도쿄로 향할 예정이다.
그는 한·중·일 순방을 마치는 대로 미국 워싱턴으로 돌아가 협의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토대로 6자회담 재개에 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의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경우에 따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다시 동북아 순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