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원철 KB투자증권 상무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2011년 정보통신 기기 시장에 관한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공통적인 것이 있다면 스마트폰과 더불어 태블릿 PC 시장의 성장이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관련 업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태블릿PC로 인하여 넷북 시장이 크게 축소되고 있다는 시장 통계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모바일 기기와 플랫폼의 만개로 소비자는 과거와는 다른 통신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요긴한 앱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변화는 기업 입장에서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드로이드,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시장에 공급하는 플랫폼별로 서비스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게다가 운영체제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기기별 폼팩터(컴퓨터 하드웨어 크기 등)가 상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기존 온라인 서비스 채널을 가장 빨리 확산시킨 국내 산업분야는 단연 증권부문이다. 이미 국내 증권사의 온라인 거래시스템은 그 기능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기존 온라인 거래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스마트폰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그 플랫폼을 다양화하기 위한 경쟁은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많은 증권사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미 많은 증권사들의 모바일 서비스 경쟁 영역은 스마트폰을 넘어서 태블릿PC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및 모바일 기기의 다양화 및 고객 경험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어플리케이션 생산 전략을 새로이 수립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모바일 트렌드에 부응하되 비용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생산 전략으로써 기업들이 선택해야 할 과제는 두 가지로 축약될 수 있다.
첫째,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사 제품 중심의 기술 선택을 바꿔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변도로 형성되어 온 국내 온라인 서비스 환경의 문제점은 특정 회사에 대한 종속이라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형성된 정보기술(IT)환경에 대한 부적응과 비용상승으로 이어진다. 당장 많은 기업들이 기존 웹사이트를 모바일로 변경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성숙과 웹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생산성 향상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된 기술 기반을 시급히 바꾸어야 한다.
둘째, HTML5(하이퍼텍스트 기술용 언어)를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HTML5는 쉽게 말해 네이티브 앱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웹 앱 개발 도구다. 잘 알려진 애플의 앱스토어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웹 앱은 아이폰에 설치 가능한 유일한 사용자 어플리케이션 형태였으며 구글 등 많은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들은 HTML5를 네이티브 앱에 견줄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개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이미 HTML5의 구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HTML5를 활용하면 운영체제별로 별도의 앱을 만들 필요가 없다. 아울러 네이티브와 웹의 중간 형태인 소위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작 할 경우 플랫폼 독립성과 앱스토어를 통한 유통까지 동시에 구현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의 응답성과 정확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가장 높은 분야는 아마도 증권거래일 것이다. 이미 증권거래를 위한 속도 경쟁은 나노단위에 까지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응답성과 정확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분야에서 오랫동안 웹 기술은 배제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웹 기술의 진보와 HTML5의 등장은 웹 앱에 기존의 편견을 깨는데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개발생산성을 크게 고려해야 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에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