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지난 3월 토성의 위성 레아 고도 97㎞ 상공의 대기에서 산소를 포착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이 25일 전했다.
과거 허블망원경 등 관측 장비를 통해 일부 행성과 위성에서 산소의 존재가 간접적으로 측정됐지만 지구 밖에서 산소를 직접 확인하기는 처음이다.
카시니호는 레아 위성에서 매우 희박한 농도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대기의 존재를 확인했다.
측정 결과 레아 대기 1㎥당 500억개의 산소 분자와 200억개의 이산화탄소 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경 1천500㎞ 규모의 레아 위성은 지금까지 확인된 토성의 위성 62개 가운데 두 번째로 크며, 대부분 얼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토성의 위성 중 대기를 붙잡아 둘 만한 중력을 가진 것은 레아 외에 타이탄도 있지만 망원경을 통한 관측 결과 타이탄의 대기는 고농도의 질소와 메탄으로 구성돼 있으며 극미량의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포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레아 위성의 경우 대기의 농도가 낮아 망원경으로 화학적 구성을 확인하는 데 실패했으나 이번 카시니호 탐사에서 산소의 존재가 직접 확인된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멀라드 우주과학연구소의 앤드루 코츠 박사는 "외계의 대기에서 산소를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텍사스 샌안토니오 소재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벤 티올리스는 "산소를 포함하는 활성 대기는 태양계와 우주 안에 더러 존재하는 것 같다"며 "그런 대기 구성은 생명체의 존재의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티올리스는 그러나 "카시니호 탐사 결과 레아 위성은 온도가 너무 낮고, 생명체에 필요한 액상의 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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