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신뢰도 추락

2010-11-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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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아일랜드의 '유럽연합(EU) +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요청으로 유럽 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도가 추락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20개 회원국의 91개 은행을 대상으로 유럽 은행감독위원회(CEBS)와 각국 금융감독 당국이 재무건전성을 평가한 뒤 지난 7월 발표한 결과에서 아일랜드 은행들은 모두 '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끝내 은행업 부실 탓에 아일랜드가 그리스에 이어 EU +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는 사실은 유럽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에 큰 결함이 있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유럽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는 사기(fake)였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지경에 이르렀다.

스페인의 대형 은행과 포르투갈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적격' 판정도 믿을 수 없다는 회의론이 감돌면서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구제금융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양상마저 감지된다.

올해 상반기 실시된 스트레스트 테스트에서 감독 당국들은 평가 대상 은행의 자기자본 충실도만 평가했을 뿐 대규모 예금인출과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에 대처할 만큼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한 기업, 특히 금융회사의 명운을 가를 지표로 자기자본 충실도 못잖게 유동성 보유 여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큰 결함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에 유동성 지표를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집행위 대변인은 25일 역내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연례적으로 실시될 것임을 확인하면서 "CEBS와 내년 평가 일정과 평가 항목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전'에서 실제로 평가업무를 담당할 각국 금융감독 당국들이 유동성 지표를 포함하는 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통신 로이터는 EU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에 유동성 지표를 포함시키려 추진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회원국 금융감독 당국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개별 회원국 입장에서는 유동성 부족 탓에 자국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나쁘게 나올 경우 외국자본의 이탈, 공적자금 투입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꺼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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