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불우 이웃돕기 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건설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어려운 경영여건이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올해 가장 유행하는 것은 ‘사랑의 김장 담그기’다. 배추·무 등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김장을 담글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생겨난 풍속도다.
건설업체들은 임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봉사단이나 자사 주변 아파트 부녀회 등을 지원해 김장을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평소에는 근엄한 회장님이나 사장님도 이날만큼은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고, 직원들과 함께 배추를 주무르며 이웃돕기에 동참한다.
김장을 하기 위한 재료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촌 마을에서 직접 구매해 현지 경제 활동에 기여한다.
김장 담그기와 함께 연탄 나르기, 사랑의 쌀 전달 등의 봉사활동도 이때쯤 떠오르는 단골 메뉴다. 아직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버티는 집들과 쌀이 없어 밥을 못 먹는 극빈층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보수가 필요하지만 돈이 없어 집을 고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집을 고쳐주거나 새로 지어주는 '해비타트(사랑의 집 짓기)'는 건설업계의 특징을 살린 대표적인 봉사활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이웃돕기는 아직 2% 부족해 보인다. 진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보다는 어느 정도 홍보성 이벤트 같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한 건설사는 올해 1~3분기 약 77억원의 접대비를 사용했다. 반면 기부금은 접대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억7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건설업은 그동안 로비와 비리, 비자금 조성의 온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비판을 받아왔다. 국세청 세무조사의 단골 손님이기도 했다.
건설업계가 좀 더 꾸준하고 진심이 담긴 봉사활동을 이어간다면 이 같은 이미지를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자신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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