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북대결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원인으로는 세밀한 움직임이 부족한 것이 첫 손에 꼽힌다.
경기를 지휘한 사령탑과 직접 뛴 선수들, 관전한 지도자들은 8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공통으로 언급한 패인 가운데 하나다.
이날 경기에서는 어정쩡한 패스 때문에 선수들이이 스스로 위축되기 시작했고 킬 패스가 한 번도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골 결정력 부족으로까지 비쳤다.
조광래 성인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라서 (상대적으로 감각이 무뎌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 팀이 좀 더 세밀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명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한 원인으로 북한의 그물 수비를 언급했다.
홍 감독은 "패스가 얼마나 세밀한가, 공을 지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어떤가의 문제를 떠나 먼저 공격지역에 선수들이 너무 밀집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 10명이 들어가 있는 데다 우리 선수들까지 얽혀 있으니 기회를 만들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중거리 슈팅과 세컨드 샷도 준비를 해왔으나 오늘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상대할 팀들이 북한처럼 밀집 수비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선수들을 당장 불러모아 묘책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선수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코치진은 이날 패배를 그대로 쓰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보약을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오는 10일 요르단과 2차전부터는 청소년 시절부터 오래 손발을 맞춘 선수들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공격수 지동원(전남)은 "우리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첫 판을 지고 8강까지 가지 않았느냐"며 "오늘 패배가 앞으로 선전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구자철(제주)은 "경기력이 좀 떨어진 면이 있었는데 첫 판인 만큼 좋은 경험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은 해외파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과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주전 수비수 홍정호(제주)가 복귀하면 올림픽팀이 조직력을 되찾아 충격에서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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