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모든 생각은 자연에서 옵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양식과 철학은 자연에서 가져온 것이죠. 물질문명의 끝에 가서 보면 다 자연이 있습니다."
시인 김용택(62) 씨는 1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 강연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에서 "우리의 삶과 생각의 근원인 자연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교직에 있을 때 반 아이들에게 나무를 한 그루씩 나눠주고 매일 그것을 들여다보게 했던 경험을 전하면서 "아이들은 한 그루 나무를 통해서 시선을 점점 넓혀 이 세상을 자세히 보는 눈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예술적 감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술적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다 보면 생각을 넓혀가고 논리적으로 조직할 수 있게 된다"며 "이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면 생명력있는 작품이 돼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시인은 또 "한 인간이 자연"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자연을 보면서 삶을 가다듬기 위해 산과 바다, 강을 보러 서울을 빠져나가지만 내가 자연이라는 것, 사람이 자연이라는 것은 잊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앞에 앉아있는 남편, 아내가 자연이고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연입니다. 인간을 바라보지 않고 자연만 바라보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는 교육 역시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이해가 되고 이해가 돼야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내 것이 돼야 그것이 인격이 됩니다. 지식이 인격이 돼야 해요. 그런데 우리 교육은 선생님이 열심히 정답을 가르쳐주고 그걸 외워서 쓰면 점수를 받게 돼 있어요.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학생들은 잘 모르면 찍어서 맞추고 점수를 받죠...지식이, 아는 것이, 공부가 인격이 돼야 하는데, 인격이랑 상관없이 점수가 되는 거예요. 공부란 인간을 바꾸는 것이 돼야 하는데 우리는 그 과정이 생략돼 있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으로 10월 한 달간 열리는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강연회는 19일 이자스민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이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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