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군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이날 오전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6.25 전쟁 60주년 서울수복 및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9.28 서울 수복이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천안함 사태를 교훈 삼아 군이 과감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군에 대해 투철한 정신 무장과 과감한 개혁, 발 빠른 선진화와 국제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해군 장병 46명의 희생은 우리 안보 현실에 대해 뼈아픈 교훈을 주었다"며 "60년동안 휴전 체제가 지속되면서 군의 긴장이 이완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군은 시대의 발전에 발맞춰 명실상부하게 '선진화된 군'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방 운영 시스템과 군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하겠다. 젊은이들이 기꺼이 선택하는 군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 "군 개혁은 공정한 인사부터 출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군대다운 군대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조는 뒤집어보면 과거 진보성향 정권에서의 '잃어버린 안보 10년'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1월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와 2012년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국제위상에 걸맞게 국제안보협력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에릭 신세키 미국 보훈장관을 비롯한 6.25 참전 16개국 정부 대표들을 초청해 환담한 데 이어 서울수복 및 국군의 날 행사 참석자들과 안보 문제와 관계된 각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환담에서는 "지금 대한민국이 이 정도 수준에 오르게 된 것은 그때 여러분들이 도와줬기 때문"이라며 "젊은 병사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사례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는 "한국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여러분의 희생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며 "특히 참전용사 여러분은 10년, 20년 후에도 우리 행사에 늘 참여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서울 수복 60주년, 국군의 날 62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부분 일정을 안보 행보에 할애한 것은 국민들의 안보 의식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천안함 피격사태 이후 가시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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