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중국 창춘(長春)에서 2일 개막한 제6회 동북아무역박람회 토론회에서 북한 대표가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하자 한국 측이 즉각 반박해 한바탕 설전이 일어났다.
북한 대표로 참석한 구본태 북한 무역성 부상은 이날 동북아무역박람회 개막식 후 열린 '동북아경제무역합작 고위층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의 무책임하고 투기적인 금융관리로 인해 세계 금융 위기가 초래됐다"며 "이 때문에 세계 모든 나라들이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또한 연설 말미에 그는 "금융 위기를 극복, 경제 번영을 이루려면 동북아 국가 간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주변 정세 안정과 평화가 선결 요건"이라고 운을 뗐다. 구 부상은 이어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 동북아를 전쟁 위협으로 몰아넣고 첨예한 군사적 대립을 불러 일으켰다"고 미국과 한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구 부상의 뒤를 이어 연설에 나선 한국 대표 김경식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은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치적 문제를 놓고 참가국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구 부상의 정치적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상호 경제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자는 이번 박람회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의 발언을 끝으로 토론회가 끝나면서 남북 간 설전은 더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 대표단은 토론회가 끝난 뒤 구 부상의 발언과 관련, 주최 측인 중국에도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북한, 일본, 몽골 등 13명의 각국 대표가 연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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