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수출 줄고 소비 늘어 가격급등

2010-09-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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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국제 육류가격지수 20년래 최고…식량지수도 2년래 최고 수준

   
 
위:글로벌 육류 가격지수(월별)
아래:지역별 육류수요(2010년 이후는 전망치/단위:백만t)
빨간색:신흥시장/주황색: 선진시장   
<출처:유엔식량농업기구>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국제 육류가격이 신흥국의 수요증가와 주요 육류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의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20년래 최고치로 치솟아 식품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일 파이낸션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내는 국제 육류가격지수는 지난달 140에 육박,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6% 오르며 199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고기 가격은 37년래 최고치로 뛰었고 쇠고기 값 역시 2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돼지고기와 가금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FT는 육류값 급등은 최근 러시아의 가뭄으로 인한 곡물가 상승세와 겹쳐 전 세계에 식품 인플레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스파키아나키스 방크사우디프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인플레는 올해 물가상승의 주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각종 육류가격이 급등하자 투기세력들도 식품 선물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된 비육우(live cattle)와 돈육(lead hog) 선물과 옵션 거래량은 연초 대비 33% 이상 늘었다.

지난달에는 비육우 선물가격이 파운드당 1 달러로 2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호주산 양고기 가격은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kg당 5.5 호주달러에 거래됐다. 베이컨의 원료로 쓰이는 돼지 옆구리살(pork bellies)도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당 1.5 달러 선을 위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육류값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선물시장에 유입된 핫머니(단기투기자금)가 아니라 수급 불균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육류값이 급락하자 축산업계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데다 호주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가축용 사료값이 올라 육류 공급이 지체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고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페드로 아리아스 FAO 가축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와 중동의 쇠고기와 양고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공급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FAO는 전날 러시아의 가뭄으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제 식량가격도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식량가격지수는 176으로 전달에 비해 5% 상승했는데 이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FAO는 러시아의 가뭄과 이에 따른 밀 수출 제한 조치가 밀 가격을 급등시켰다며 설탕과 유지종자(oilseed) 가격 상승 역시 식량가격지수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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