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스마트폰·아이패드·스마트TV가 가져다줄 트렌드

2010-09-02 14:49
  • 글자크기 설정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 본부장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에 의해서 변화되어간다. 변화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법칙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게임의 법칙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업만이 파괴적인 혁신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변화와 혁신이 항상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성공은 어렵지만, 만일 성공하면 기술은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우리 삶과 사회는 크게 변화된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 삶은 물론 산업구조와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1990년대 컴퓨터의 등장은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데스크톱의 등장으로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TV를 시청하는 생활 패턴이 사라지고, 방 안 책상 위의 17인치 모니터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것에 더욱 익숙해졌다. 그렇게 20년 넘게 우리를 방에 가두었던 PC-인터넷 시대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방이 아닌 길거리, 버스, 침대 위, 거실, 주방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된 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 본격적으로 내 손에서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전에 또 다른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아이패드와 스마트TV의 등장이다.

 

아이패드와 스마트TV의 등장은 거실에서 방으로, 방에서 손안으로 바뀌는 생활 패턴 속에 또 한 번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릎 위에 올려두고 소파, 침대 그리고 야외에서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는 것은 방이나 손에서 즐기던 것과는 또다른 커다란 삶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무엇보다 혼자보다는 함께 즐기는 디지털 사용 문화 및 콘텐츠와 서비스의 경계가 허물어진 제대로 된 컨버전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의미 있는 기술의 변화는 삶의 양식까지도 바꾸기 마련이다. 태블릿과 스마트TV는 혼자 즐기던 인터넷 라이프를 함께 즐기는 것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PC-웹 그리고 스마트폰 기반에서 주목받았던 콘텐츠나 서비스와는 다른 콘텐츠 소비 패턴이 이루어질 것이다.

 

새로운 태블릿과 스마트TV의 등장으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누가 지배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PC 기반의 웹에서는 포털이, 스마트폰은 앱스토어가, 전자책은 아마존과 iBook이 주도하는 것처럼, 달라진 콘텐츠 소비 패턴에 따라 그 시장을 누가 지배하는지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기술의 변화가 항상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는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해내거나 혹은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 편입하는 것이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아이폰은 기존의 통신 시장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만들어냈다. 아이폰이 기존의 휴대폰으로 하지 못하던 것을 수십만 개에 달하는 어플을 통해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어플들이 한 나라가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도 아이폰이 만든 혁신적인 비즈니스 중의 하나이다. 아이폰은 국가의 장벽마저도 넘어서는 파괴적인 비즈니스를 만든 것이다.

 

 

 

반면, 따라 하는 비즈니스는 성공한 서비스 모델을 그대로 답습한다. 아이폰의 성공 이후에 이를 모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전자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같은 웨이브폰을 만들고, 아이폰에 탑재된 아이폰 OS와 같은 바다 OS를 개발했다. 아이폰 앱스토어처럼 바다 스토어를 통해 어플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애플의 성공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Like 전략이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지만, 답습하는 전략은 시장이 급변하면 금세 모방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과연 한국의 IT가 갖는 현주소는 무엇일까? 우리의 IT는 혁신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보다는 급급하게 다른 성공모델을 뒤따라가는 것은 아닐까? 뒤늦게 스마트폰 시대를 쫓아가면서 또 다른 시장인 태블릿과 스마트TV에 대한 준비마저도 따라가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미투 전략이 아닌 기존 시장을 와해하는 혁신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을 이끌어내는 신성장 동력과 플랫폼에 대한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