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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레거시 주행 모습. |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스바루(Subaru)’,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자동차 브랜드다. 지난 5월 출시돼 국내에는 100대 가량 판매됐으니 길거리에서 보기도 흔치 않은 일. 게다가 본다고 해도 디자인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난 2년 동안 북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함께 성장세를 기록했던 유일한 브랜드다. 일본.유럽 시장에서도 두터운 마니아 층을 갖고 있다.
겉보기에 특이할 것 없어 보이는 자동차 브랜드 ‘스바루’. 과연 뭐가 다르기에 전 세계에 걸쳐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을까. 1989년 출시 이래 4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스바루의 대표 세단 ‘레거시’를 타 봤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레거시의 첫 인상은 그저 평범하다. 얼핏 보면 구형 쏘나타나 그랜저를 닮았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1952년 설립된 이래 거의 60년 동안 평범한 디자인으로 승부해서 살아남아 왔다는 점이다.
대신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레거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평 대향 엔진. 수평 대향 엔진이란 일반 엔진의 펌프질이 한 방향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양 쪽에서 3x3으로 이뤄지는 것.
스포츠카 ‘포르쉐’를 제외하면 양산차 중 이 엔진을 탑재한 차는 스바루가 유일하다. 스바루 세단만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레거시를 시승한 결과 진동과 소음이 동급 모델에 비해 다소 낮았다. 고속 주행시 코너링도 탁월했다. 수평 대향 엔진 탑재로 엔진 위치를 낮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단이면서 상시 사륜구동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스바루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사륜구동 승용차를 선보이는 등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고수해 왔다.
여름철이라 시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지난 겨울 고급 대형 수입 세단이 눈길을 못 올라간 경험을 되새겨 보면, 이 차가 왜 추운 북미나 북유럽에서 인기있는 모델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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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제로백)은 6초대 중반으로 같은 마력.토크대 차량보다 빠른 편이다. 5단 자동변속기 성능도 우수하다. 동력 전달이 좋고 변속 충격이 적은 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디자인은 평범한 수준이고 조작키도 그저 사용하기 편리할 뿐, 세련됐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스바루의 성능에 대한 고집, 국내 얼마나 소비자한테 어필할 수 있을까.
가격이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등 동급 수입 중형차보다 다소 비싼 점도 흠. 3.6ℓ 모델이 4190만원, 2.5ℓ가 3690만원이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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