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르노닛산이 쌍용차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써 쌍용차 인수전은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루이아그룹, 영안모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르노삼성이 빠지며 쌍용차 인수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맥쿼리증권과 삼정KPMG 등 쌍용차 매각주간사는 10일 오후 3시 최종입찰서 접수를 마감했다. 채권단은 제출가격과 채무변제 계획 등을 심사해 이르면 금주 중에, 늦어도 20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서울인베스트는 일찍이 공식 불참 선언을 하며 가장 먼저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이번 인수전이 르노닛산과 마힌드라그룹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르노닛산이 불참키로 하며 마힌드라·루이아의 인도 2개 그룹과 영안모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도 완성차 업체 마힌드라가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 마난드 마힌드라 그룹 부회장은 지난 8~9일 직접 방한해 최종 입찰서에 들어갈 내용을 직접 챙기는 등 욕심을 보이고 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기술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고,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의 자금력과 현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도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같은 상호 시너지 효과는 장점으로 꼽힌다.
단 2000년대 초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차 ‘먹튀’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마힌드라 역시 개발도상국 기업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또 경쟁자가 사라짐에 따라 채권단에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점은 쌍용차 및 채권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나머지 후보인 루이아그룹과 영안모자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로이터가 밝힌 마힌드라 측 인수 예상 가격은 4억 달러(4650억원)였다. 업계 역시 인수가를 4000억~5000억원 선으로 전망해 왔다.
한편 인도 루이아그룹과 영안모자에게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루이아그룹도 최고경영자 차원에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2002년 대우버스를 인수해 자동차 경영 노하우를 갖춘 영안모자도 유일한 국내 업체라는 장점이 있다.
단 쌍용차가 채권단에 변제해야 할 액수가 예상 인수가보다 훨씬 높은 7400억원이다. 채권단 및 인수 기업에게는 이를 어떻게 풀어낼 지가 최대 관건이다.
매각은 기존 주식수와 같은 3612만주를 새로 발행, 새 주인에게 제3자 배정 형태로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종 인수 업체는 전체 주식의 50%+1주 및 경영권을 소유하게 된다.
한편 구체적인 입찰제안 기업 리스트는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되는 시점에서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매각주간사와의 계약이 끝나는 10월께 새 주인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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