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문화재 1200여점 보관ㆍ매매한 일당 검거

2010-07-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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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향교나 재실, 고택 등의 도난당한 문화재를 거래하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5년 전 도난당한 고서(古書)와 서화 등을 장물업자를 통해 산 혐의로 구모(65)씨 등 골동품 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같은 장물 업자한테서 '연구 목적'으로 도난 서적을 다량 구매한 모 대학 교양학부 교수 김모(47)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국의 향교와 재실, 고택 30곳에서 도둑맞은 어정주서백선(御定朱書百選ㆍ유학자 주희의 서간을 조선 정조가 간추려 펴낸 책) 등 고서와 고문서, 서화 등 1천200여점을 지난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장물업자 김모(47)씨를 통해 사들이는 등 문화재 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씨 등 골동품 업자 3명은 김씨에게서 도난 당한 문화재라는 말을 듣고도 고서와 그림 병풍 등 300여점 등 시가 2천800여만원 어치를 산 뒤 대부분을 3∼12배 이윤을 남기고 처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중국학을 연구한다'며 영규율수(瀛奎律髓ㆍ중국 당송시대 시선집)와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典ㆍ유교 경전의 일종) 등 고서 900여점을 1천200여만원에 사들여 대학 연구실과 자신의 오피스텔에 보관해 왔다.

경찰은 "거래된 작품은 대부분 비(非)지정 문화재이지만, 조선 전기에 발간된 희귀 금속활자본 서적 등이 포함돼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압수한 문화재는 도난 피해를 봤던 향교 등에 반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한 구씨 등이 작품을 처분하는 데 이용한 A 문화재 경매 사이트가 무허가 서비스라는 점을 적발해 이 사이트의 대표 김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구씨 등 업자들이 다른 도난 문화재도 사들여 유통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앞서 이들 문화재는 전북 고창 향교와 전남 영광 해주오씨 재실, 경북 영천 옥간정(玉磵亭), 인촌 김성수 생가 등 지방 주요 사적지에 보관돼오다 2005∼2006년 도둑맞았다.

경찰은 2007년 7월 붙잡은 절도단 16명 중 일부가 진술을 거부해 해당 작품의 처분 경로를 밝히지 못했었다. 

h99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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