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운용사 성적...중소형사의 ‘역습’

2010-07-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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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대형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권 장세에서 차별화된 운용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순자산 1조원 이상의 대형 15개 자산운용사의 평균 수익률은 3.56%다. 한국투신운용이 5.88% 수익률로 대형사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신한BNPP자산운용이 수익률 5.71%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순자산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운용사를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 한국투신운용은 14위에 불과하다. 연초 이후 수익률 1위는 플러스자산운용으로 15.03%를 기록했다. 이어 알리안츠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각각 11.13%, 10.56%를 보였다.


특히 중소형 37개사의 평균 수익률은 5.30%로 대형 15개사보다 높았다.

플러스 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시장은 특정 종목만이 주목받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바라보며 종목구성을 했다”며 “운용전략을 70%는 국내의 글로벌 1위 기업, 30%는 바이오와 화학, 원자력을 비롯한 정책수혜주로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목구성에 편입한 종목은 LG화학과 기아차를 비롯해 이른바 ‘7공주’ ‘4대 천왕’과 겹치는 것이 대부분이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이후 이어진 지루한 박스권 장세 영향이라고 판단했다. 대형 운용사가 주로 대형주와 성장주 위주로 펀드를 운용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따라간 것에 비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운용해 높은 수익률을 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알리안츠Best중소형 [주식](C/A)'와 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플러스웰라이프 1(주식)ClassC-s'가 개별펀드 순위에서도 최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C/A)'(11.38%)와 에셋플러스운용의 대표적인 가치주펀드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1' 도 우선주 편입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플러스 관계자는 “작년 4월 매니저 전원 교체를 단행하며 와신상담했다”며 “작년 4~10월 동안 올해를 대비해 시장을 예측하고 12월에 펀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들쑥날쑥한 장세에서 대형 운용사들은 대형주와 성장 위주의 종목구성으로 운용했다”며 “또한 한번에 기관 자금이 빠지면서 주식을 내다 팔다보니 펀드 수익률이 나빠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중소형주와 대형주의 강세가 시기별로 달랐다”며 “펀드규모나 운용펀드 수가 많지 않은 중소형 운용사는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중소형사가 그들만의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하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자 그동안 ‘빅3’에 집중됐던 펀드 자금이 최근 중소형 자산운용사로 분산되고 있다”며 “운용사들이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경쟁을 펼치는 것은 시장발전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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