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앨 고어 前 부통령 부부가 40년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헤어지기로 했다.
이들은 "우리 두사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길 요청한다"며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 때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재검표까지 가는 논란 끝에 아쉽게 패한 바 있다. 이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고어는 또 지구온난화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로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테네시 출신인 이들 커플은 고교시절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으며, 고어 부통령이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에 입학하자 티퍼도 그를 따라 보스턴 대학으로 옮겨가 1970년 마침내 결혼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8년간 부통령을 지낸 고어는 아내 티퍼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커플로 각인돼왔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을 비롯해 숱한 염문을 뿌리며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특히 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때는 고어 부부가 청중 앞에서 뜨거운 입맞춤을 해 큰 화제를 모았다.
고어의 아내 티퍼는 2002년 테네시주를 지역구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했으나 막판에 출마계획을 접었다.
이들 부부 사이에는 4명의 장성한 자녀가 있다.
AP는 측근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고어 전 부통령이 워싱턴 정가에서 한발 물러난 후에도 왕성한 대외활동을 전개하는 동안 티퍼와 따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보도하면서 두 사람이 헤어지기로 한데는 혼외정사나 불륜은 일절 개재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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