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틈새시장 선점을 위해 신상품을 출시했지만 상품 설계 과정에서 당초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은 지난 1월 출시한 '프리스타일보험'을 이달 말일을 기점으로 절판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원래 싱글족을 위한 특화 상품으로 기획됐다. 가사도우미와 홈클리닝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싱글족 고객들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상품 개발 단계에서 싱글족만으로는 고객층이 너무 얇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결혼 출산 등에 관련된 서비스들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타겟 고객층이 모호해졌다.
오히려 보장성과 저축성 보험에 동시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1% 절감할 수 있다는 점만 부각됐다.
LIG손보 관계자는 "주요 타켓층을 싱글족으로 설정하면서 여성 고객을 위한 방범 서비스, 야간 주차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아이디어가 제기됐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상품은 3개월 동안 가입 건수 1만2000건, 월납 초회보험료 6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채 다음 달부터 새로운 상품으로 교체된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스위트홈종합보험'도 비슷한 처지다.
이 상품은 집보험과 상해보험을 하나로 묶어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폭넓게 보장해준다. 문제는 보험기간 1년의 단기상품으로 만기 때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단기 소멸성 상품으로 환급금이 없다"며 "기껏 낸 보험료를 한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데 대해 가입자들이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판매는 하고 있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3개월 후인 지난해 10월 비슷한 상품 구조에 보험기간만 최대 15년으로 늘린 장기보험 상품 '리빙파트너종합보험0910'을 새로 출시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에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다만 시장 분석에 실패하거나 상품 개발 과정에서 너무 욕심을 부려 상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