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처리 공언 불구 25일까지 상임위 한번도 안열려
SSM의 설립 제한 범위 두고 지경부-외교부 이견 커 결론 못내,..총리실서 해결 나섰으나 진전 없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진출을 제한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전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SSM의 설립 제한 범위를 두고 정부 부처간, 여야간 의견차로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개정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높아질 전망이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현재 계류중인 SSM문제와 관련된 유통산업발전 관련법들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주무 상임위인 지식경제위는 지난 25일까지 단 한번도 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정부에서 SSM과 관련된 유통산업발전법의 단일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개정논의를 미루고 있다.
현재 핵심 쟁점내용은 강화된 등록제 규제 방법과 전통상업보전구역 규모다.
그동안 지식경제부와 중기청은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SSM 출점을 어떤 식으로든지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하고 있는 보호무역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SSM 출점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외교부측은 "영국 기업인 테스코의 홈플러스가 SSM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SSM 출점을 무리하게 규제할 경우 한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소상인들은 "SSM이 재래시장까지 잠식해 소상공인의 생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SSM 출점에 대해 허가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권익 향상과 유통산업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경부를 중심으로 허가제에 준하는 등록제,즉 '강화된 등록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률개정 작업을 벌여왔지만 부처간 입장 차가 해소되지 못해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다른 핵심인 보전구역의 경우 국회는 반경 500∼1000m로 규정한 반면 지경부는 500m, 외통부는 접경지역으로 제한하는 등 각각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SSM은 어찌 보면 국회내 여야간 의견차보다는 정부내 입장차가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지경부와 외교부 등은 '강화된 등록제'를 절충안으로 제시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대안에도 반대하면서도 확정된 정부안을 제시하지 않아 중소상인들로부터 대형 유통기업의 이해관계만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총리실에서 지경부와 외통부의 입장차를 조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리적으로 3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4월 국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